껍질이 분홍색인 로디티스는 그리스 포도밭에서 두 번째로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아하이아에서는 단연 가장 중요한 품종이나 일리아에서는 중요성이 조금 떨어진다. 이것은 가뭄에 강하고, 늦게 익으며 생산성이 높지만 서로 다른 클론과 산지 테루아는 산뜻한 아로마와 에너지, 정교한 풍미를 자랑하는 서늘한 기후 스타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열매가 작고 수확량이 적은 분홍색 클론(로디티스 여우라는 의미의 로디티스 알레포라고 불림)은 이 품종을 더 잘 표현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아하이아에서 이 품종은 전체 재배량의 60%를 차지하며, 일리아에서는 거의 35%에 해당한다. 이것은 아주 오래된 품종이다. DNA 프로파일링을 통해 입증된 바에 따르면 로디티스는 토스카나 지역에서 발견되는 이탈리아 품종 안소니카의 자손(게놈 유사성이 가장 높음)이다. 분자 분석 결과 질리오 섬과 토스카나에서 재배되는 안소니카 품종의 원산지가 그리스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 기원전 4세기에 그리스 문명을 통해 시칠리아를 거쳐 수입된 것이다.
산지의 테루아와 오래된 관목 덩굴로 인해 수확량이 제한되고 이는 곧 테루아의 “메시지”를 가장 투명하게 보여준다. 그런 포도밭에서 로디티스는 긴 생장 기간과 느린 성숙에 적합한 조건을 한껏 누리게 되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아로마의 표현력이 높고 긴장감이 뛰어난 포도를 만들어낸다. 잘 만들어진 와인은 최소 5년 숙성이 가능하며 이때 레몬과 같은 개성적인 산뜻함에 토스티한 복합성과 꿀의 특성이 더해진다.
단순하고 뉴트럴한 로디티스는 보다 평평하고 비옥한 토양에서 만들어진다. 그런 포도밭은 이 포도의 산출량을 극대화시키는 “생산 기계”로서, 가성비가 훌륭한 매일 마시기 좋은 와인을 만들어낸다. 이런 포도밭들 때문에 로디티스는 오랜 기간 품질보다는 그 양과 저렴함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단일 품종으로든 블렌딩 와인으로든 로디티스는 서부 펠레폰네소스 이 지역에서 대단히 다용도로 사용된다.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짐에 따라 생산자들은 더 개성적인 와인과 스타일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배 경향에 편승하여 “내추럴”한 와인이나 껍질째 침용한 “오렌지” 로디티스의 고급 버전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또한 암포라나 달걀 모양의 콘크리트 통 같은 새로운 발효 통이나 일부 오크 숙성한 와인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는 생산자들도 많이 있다. 또 일부 생산자들은 가뭄과 질병에 극도로 저항력이 높은 이 품종의 특성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재배, 유기농 또는 바이오다이내믹 재배처럼 사람의 개입이 적은 방식을 시도하기도 한다.
PDO 파트라 (PDO Patra) 의 드라이 와인은 100% 로디티스 품종으로 만들어진다. 로디티스는 또한 PGI 슬로프스 오브 애기알리아 (PGI Slopes of Aigialia), PGI 아하이아 (PGI Achaia), PGI 일리아 (PGI Ilia).
수확량이 높은 경우 비교적 뉴트럴할 수 있지만 고도가 높거나(최대1050m) 수령이 긴 나무에서 생산된 경우에는 미네랄, 레몬, 활력과 함께 순수한 과일 풍미(시트러스, 멜론)가 나타나는 등 표현이 달라질 수 있다.
아주 잘된 버전은 최소 5년까지 숙성할 수 있다. 향긋한 토스트, 왁스, 꿀 특성과 함께 라놀린과 견과류 피니시를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와인은 숙성 없이 마시도록 만들어진다.
- 프루티하고 오크 숙성하지 않은 라이트-미디엄 바디, 비교적 뉴트럴하고 드라이, 단순한 스타일
- 오크 숙성하지 않고, 강력하며 이스트 풍미, 미네랄(산지 포도원의 경우)
- 껍질 침용 “오렌지”, 구조감이 훌륭하며 타닌 높음(껍질 접촉 30일 이상)
- 부분 오크 숙성, 추가적인 실험의 결과로서 그 사례가 매우 드묾
- 허브와 소나무 특성을 지닌 레치나(소나무 수액을 첨가해 만든 전통적인 스타일)로 균형감이 뛰어남
익히지 않은 해산물, 회, 어묵, 라면, 수프(화이트), 돼지고기, 닭고기(특히 오렌지 스타일)